
작년에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했다.
주변에 곧 결혼할 친구가 없으니 그냥 네가 받아줘.
해서 받은 나의 첫 부케
예전에 레진 목걸이 만드는데 빠져있어서,
수업도 듣고 꽃시장도 가보고 괜히 착용샷도 찍었었다.

부케순이는 처음이라 리부케라는 단어도 몰랐다.
어떻게 만들어줄까 고민 하다가
레진으로 뭔가 해보자! 하고 시도해봤다.



목걸이 만들 때 사용했던 꽃은 되게 작았는데
얘네는 너무 커서 감이 안 왔다.
일부는 압화 상태로 말리고, 일부는 거꾸로 매달아서 자연건조로 시켰다.


자연건조 시켜도 꽃은 잘 마르는 듯하다.
공룡알 모양 몰드로 낑차낑차 만드는 중
원하는 위치에 꽃 고정시키려고 없는 살림 다 뒤졌다.



결과물.
영롱하니 예쁘다.
젤 이쁘게 나온 알 3개를 골라 선물했다.
선물 받은 친구가 너무 좋아해줘서 어깨가 지붕까지 올라갔다.
망칠까 봐 연습용으로 몇 개 만들어보기도 하고
겨울이라 굳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만드는데 2달 넘게 걸렸다.
다시는 부케 받지 말아야지 다짐..

했지만 1년 후 내 인생 두 번째 부케
오케이


한 번 해봤다고 뭔가 프로페셔널해짐
이번엔 자연건조로 간다
피어나! 너 내 도도독

생각보다 꽃이 예쁘게 말랐다. 유후
말리는 중에 특정 꽃(꽃 이름은 모름)은 썩어버려서
쓰레기통에 슬쩍

중간에 썩은 꽃은 말리기 전에도 뭔가 썩을 것처럼 생겨가지고
꽃 대가리? 몇 개를 실리카겔에 넣어뒀는데 원형 그대로 잘 말랐다.
소중하게 한 땀 한땀 올려주고 나니 예뻐!!


어머 이거 왜 이래?
꽃 고정하려고 이쑤시개로 눌러놨는데 같이 굳어버렸다.
제발 제발 하면서 뽑았는데 2개 다 저 모양
자고 일어나니 기포도 많이 생겼다 잇꿍!

이쑤시개는 힘껏 파내고(그래도 조금 남음)
기포는 최대한 다듬어서 완성된 1톤짜리 레진
생각보다 이쑤시개는 잘 안 보여서 기분 좋아짐


남은 꽃으로 공룡알이랑 그립톡도 만들어봤다.
역시 레진은 영롱-한 멋이 있다.

한 상 푸짐하게 친구한테 선물할 예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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